카페에서 레고와 만난 시간여행

코로나 19로 인해 나들이가 어려운 가운데 여름방학기간에 아이들과 고창베리팜에 다녀왔습니다.
산골에 이런 시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세미나와 숙박이 가능한 아기자기한 공간에 한식뷔페는 상시운영이 되고 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은 카페였습니다.

시원한 복분자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사러 들어갔는데,
안쪽에 전시되어 있는 레고장난감과 건담, 마징가Z, 그외 비비탄 장총이 우리 일행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중2아들의 취향 저격.. 아들은 음료도 안시키고 조립된 레고 장난감을 구경하고 있더라구요.
5년전 이사올때 아들이 조립한 레고를 따로 들고 자가용에 타겠다고 하길래
안그래도 복잡한데 포장이사를 하면서 뭐하러 그러냐고 말렸고, 결과는 참혹하게도 공들여 만든 레고가 산산이 부서져서 부품도 찾을수도 없는 지경이 되어버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5년전 레고뿐아니라 아들의 시간여행처럼 잘나가던 많은 레고시리즈들이 거기 모여있더라구요.

갑자기 누가 이 역사적인 조립품의 주인인지 궁금해져서 여쭤봤더니, 사장님의 중2 아드님이 주인이라고 하더군요.
순간 우리 아들래미 얼굴에 지나가는 부러움과 복잡한 감정이 보였고, 이사때 망가진 레고를 얘기하더군요.
그 이름이 "드래곤 머시기" 였는데...
오는 내내 레고 이야기를 하고 왔습니다. 아들이 그러더군요. 그 매장에서 복분자보다 전시된 장난감이 더 대단하다고...

보는 눈에 따라 다르지만.. 중2 아들에게는 옛날 생각 잔뜩나게 하는 공간이 숨어 있습니다.
복분자 레몬청을 사왔는데, 태풍으로 갑자기 가을이 되어 버려 분위기 내며 따뜻한 차로 마셔봤습니다.
색이 예쁘고 생각보다 단맛이 약해서 진하게 타먹었습니다. 유자차와 세트로 내놓으니 정말 색이 예쁩니다.